전자민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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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속과 자유 |
작성일2009/07/28/
작성자송다인
조회수142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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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속과 자유 송다인
일 미터도 채 안 되는 목줄에 묶여 앉았다 섰다만 한다 처음엔 예사로 보았다 굳게 닫힌 배관 설비 집 문지기 개 두 마리 집에서 외출할 땐 잠시 훔쳐보다가 집으로 돌아올 땐 한동안 지켜본다 보는 나 자신도 부자유스러워 미안해진다 날 보며 한두 번 꼭 짖어대다가 주저앉는다 마치 나에게 애걸해도 소용없는 걸 깨달았는지 딱 개집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만 할 수 있는 목줄의 길이 종일토록 앉았다 일어섰다만 할 수 있는 한 걸음 밖에 없는 자유 배설물이 굳어있던 날 아무렇게나 살아가는 잔인함을 본다 목 줄 따라 콤파스의 길이 만큼만의 자유 그래도 서로 의지하며 등을 붙인 채 졸고 있다 섬에 팔려 가서나 도심 속에서도 방에만 갇혀 살고 있는 무서운 사람들에 감금당한 눈물을 본다 출렁이는 뜨거운 피의 싸늘한 응고를 본다 그래도 슬픔을 나눌 짝이 있음이 내 맘을 달랜다
장마의 연속이라 고추나무가 흘러내리지는 않았는지 밭으로 가보는 산언덕 길 잽싸게 날 훑으며 달려가는 털 복숭이 개를 본다 누구네 개인지 저리도 팔팔대며 자유 분망한지 출렁이며 맘껏 달리는 뜨거운 피의 흐름이 날 기쁘게 한다 아침 밭으로 가는 길에도 저녁 산책길에도 만난다 넌 주인을 잘 만나 행복의 질주를 하는구나 달리는 온 몸에 피어나는 맑은 공기의 마찰은 하얀 털복숭이 개를 더 빛나게 한다 한 치도 안 되는 부자유한 공간에서 주인의 미소도 없고 허기를 메우는 먹이만 던져주고 열쇠로 잠긴 문 앞을 철통같이 지키기만 하는 충성스런 개 두 마리 웃음 잃은 싸늘한 피의 흐름이 날 슬프게 한다 언제고 자유 찾아 돌아 갈 죽음의 나라를 기리면서 지금도 지친 눈꺼풀 내리고 있겠지 단순히 집을 지키는 개들도 목 끈의 길이는 길게 해야 한다 그나마 자유 찾아 장난도 칠 수 있게 구속과 자유의 물결 속에서 너무도 인간과 닮은 표정을 본다 사랑 듬뿍 받으며 자라는 우리들의 모습을 본다 무관심으로 방치하는 인간의 관계를 본다
내 허공의 자유는 한숨을 쉬면서 잠시 체류중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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담당부서행정자치국 민원봉사과
최종수정일2023-09-14